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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언론과 연예계 거리두기 : 100세시대의 동반자 브릿지경제 - 브릿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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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대한민국은 가히 연예인 공화국이다. 남녀노소가 연예인과 거의 한 몸이다. TV를 켜도, 신문을 펼쳐도, 스마트폰을 들여다 봐도, 연예계 뉴스들이 차고도 넘친다. 심지어 모종의 불순한(?) 세력이 대중들의 정치적 사회적 관심을 일시적으로 돌리기 위해 선정성 가득한 연예 뉴스를 퍼뜨린다는 음모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연예 뉴스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연예뉴스의 본래 목적인 연예산업 관련 기본적 보도 기능은 뒷전이다. 누가 무슨 작품을 발표했고 어떤 공연을 준비 중이고 무슨 영화제에서 어떤 상을 받고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작품에 어떤 스토리가 숨어있는지 등을 다루는 연예뉴스는 사람들의 눈길을 그리 확 끌지 못한다. 누가 이혼·결별했고 누가 누구랑 사귀기 시작했다는 가십도 그저 애교에 불과하다. 훨씬 더 자극적이고 도발적이어야 조회수가 올라간다. 이에 취재가 궤도에 오르기도 전 어떤 연예인의 아킬레스건을 일단 건드려야 한다. 나아가 보도윤리와 취재 능력에 입각한 사실 확인이 이뤄기도 전에 연예인의 치명적 약점이 만천하에 드러난 마냥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야 오늘날의 연예뉴스다운 모양이다.

그러다 ‘찌라시’급 기사들, 시궁창보다 역겨운 낚시성 뉴스거리들이 난무한다. 물론 저널리즘의 기본 책무인 공익성, 팩트 폭격은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중요하다. 따라서 연예계의 위법적, 비도덕적인 행태가 있다면 연예기자들이 철저하게 전문적으로 파헤쳐 이 사회에 널리 알려야 한다. 때마다 터지는 마약, 성범죄, 음주운전, 폭행 등의 형사 사건을 비롯해 전산 조작·사재기, 연예계 갑질, 콘텐츠 덤핑·담합 등의 뉴스나 쟁점은 당연히 연예기자 또는 사회부 기자까지 연계해 보도해야 한다. 심지어 연예기자가 열정과 사명감으로 심층 취재를 하다 보면 버닝썬사건이나 블랙리스트 파문 등 연예산업,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패를 고발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어느 순간부터 연예뉴스는 자정 기능을 잃었다. 특종 경쟁이 무고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작년 말 BTS의 내부갈등 허위보도와 강다니엘, 홍진영 등의 전속계약 분쟁에 대한 일방적 보도들부터 최근 김호중을 둘러싼 과다 잡음의 민낯은 연예뉴스가 갖는 태생적인 한계와 고질적인 폐해를 드러낸다.

강 다니엘 전속계약 보도에서는 당시 뉴스가치가 높던 빅뱅 승리와 악의적으로 엮어 클릭을 유도하고 강 다니엘을 일방적으로 깍아내리는 행태로 비난받았다. 김호중의 경우 객관적으로 공정하고 신중해야 할 언론매체가 분쟁 당사자 일방의 입장만 여과없이 나열함으로서 다른 일방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 상처를 가하는 ‘치고 빠지기’의 전형적 수법을 보였다. 일방에게 반론 기회를 형식적으로 부여하기 보다 정상적 취재과정을 거친다면 아예 작은 얘기조차 뉴스화되지 않았을 경우들이 수두룩하다. 가뜩이나 연예인 스캔들에 목마른 대중에게 각종 선정적, 추측성 뉴스로 기름을 끼얹은 셈이다. 이미지를 생명으로 여기는 연예인에게 악의적 뉴스 하나는 아무리 작아도 결코 작지 않다. 결국 참다 참다 못한 연예인, 기획사들이 이제는 연예뉴스 매체, 기자를 상대로 명예훼손은 물론, 억대 소송도 불사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만 필요한 시점이 아니다. 매체도, 대중도 연예계 뉴스, 분쟁에 대해 적당한 거리를 둬야 한다.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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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7, 2020 at 12:2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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