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연예인A 인성문제 있어” 이슈 터지면 출동, 유튜브 렉카 - 조선일보

entertaincan.blogspot.com

‘연예인 ○○ 인성 논란 총정리’ ‘유튜버 △△가 욕먹는 이유’···. 요즘 유튜브에선 이런 저격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상을 클릭하면 기성 언론 등이 생산한 사진과 기사를 짜깁기한 화면과 함께 유튜버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대개는 이미 나온 정보들에 유튜버 생각을 덧붙인 것이다. 젊은 층은 이런 영상을 만드는 이슈 전문 유튜버들을 ‘사이버 렉카’라 부른다.

레커차(Wrecker+차, 통칭 ‘렉카차’)는 원래 사설 견인차를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Wrecker’의 사전적 의미가 견인차지만, 실제로는 사설 견인 업체들이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하기 위해 난폭 운전을 하거나 교통 법규를 위반할 때 ‘렉카충(蟲)’ 같은 비난이 따라붙는다. 사이버 렉카차는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생기면 마치 견인차처럼 달려와 영상을 뚝딱 만들고 조회 수를 올리는 이슈 유튜버’를 뜻한다.

◇연예계 사건⋅사고 짜깁기한 영상

이슈 유튜버들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이슈를 다룬 영상을 집중적으로 올린다. 이슈왕TV(구독자 65만명), 뻑가(57만명), 정배우(32만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다루는 이슈는 대개 인터넷 방송인 사이의 화젯거리나 연예계의 사건⋅사고. 직접 취재한 내용을 다루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기성 언론이 보도한 기사와 사진, 동영상을 편집한 다음 목소리를 덧씌워 영상을 만든다.

지난 7월 걸그룹 AOA 출신 민아가 다른 멤버인 지민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하자 곧바로 ‘사이버 렉카’들이 출동했다. 이들은 AOA의 기존 방송 출연 영상을 짜깁기해 “지민의 인성이 드러났던 순간” “이제야 보이는 지민의 인성” 등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올렸다. 평소 지민과 친했던 멤버 설현을 향해 “설현은 지민 아바타?” “AOA 내부 괴롭힘, 설현도 한패”처럼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담기도 했다. 이 영상들은 최대 조회 수 200만회를 기록했다.

누적 조회 수가 5000만회에 이르는 유튜버 ‘피지컬갤러리’의 기획 영상 ‘가짜 사나이’ 시리즈도 사이버 렉카들의 먹잇감이었다. 가짜 사나이에 출연한 인터넷 방송인 공혁준이 시청자들과 함께 출연 영상을 보다가 “편집하면서 시간 순서가 뒤바뀐 것 같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 이슈 유튜버가 “공혁준이 ‘가짜 사나이’는 조작 방송이라고 말했다”는 영상을 올린 것. 이 영상은 조회 수 60만회를 기록하며 화제에 올랐고, 공혁준은 울면서 피지컬갤러리 측에 사과했다.

유튜브 AOA 전 멤버 지민을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 상위권 영상 대부분이 지민의 괴롭힘 논란을 다룬 이슈 유튜버들의 영상이다. / 유튜브 캡처

◇"일부 정치 유튜버처럼 목적은 돈"

이슈 유튜버들이 선정적인 화제를 마구잡이로 다루는 이유는 조회 수를 올리기 좋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9년 발간한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과 저널리즘’ 연구서에 따르면, 유튜브는 특정 기간에 특정 이슈 영상을 집중적으로 추천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유명 연예인의 일탈 행위를 다룬 영상이 일정 기간 유튜브에서 화제가 될 경우, 이 이슈를 다룬 유튜버들의 동영상이 추천 동영상에 자주 오르는 것이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원은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와 비슷하게 유튜브도 그 시점에 화제가 되는 이슈를 다룬 동영상을 소비하라고 권한다. (민감한) 정치 이슈는 기성 언론사가 제작한 영상을 더 많이 추천하지만, 연예 이슈만큼은 당시에 가장 화제가 되는 동영상을 집중 추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중은 화제의 중심이 된 인물 관련 정보를 빠르게 얻고 싶어 한다. 이슈 유튜버들은 그 심리를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사실관계 확인 같은 기본이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했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아이돌 A군과 배우 B양이 사귀고 있다’ ‘톱스타 C를 거쳐간 남자 친구만 수십명이다’라는 식의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영상이 난무한다.

10대들은 왜 이슈 유튜버에게 열광할까.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자기 의견이 아직 확고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에서 남들이 화젯거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이슈 유튜버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홍 교수는 “단편적인 사실을 확대 재생산하는 화법에 휩쓸리다 보면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마비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슈 유튜버들의 영상 제작 방식이 일부 극단적인 정치 유튜버들과 다를 바 없다는 의견도 있다.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낸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가짜 뉴스로 돈을 버는 일부 정치 유튜버나, 자극적이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마구잡이로 다루는 이슈 유튜버나 결국 돈을 벌기 위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라며 “보수냐 진보냐, 사실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들의 목적은 조회 수를 올려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고 했다. 최진봉 교수도 “유튜버들이 근거가 없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퍼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정치 유튜버나 이슈 유튜버나) 목적은 100% 경제적 이익이라 본다”고 했다.

Let's block ads! (Why?)




September 12, 2020 at 09:20PM
https://ift.tt/2GW8pnv

“연예인A 인성문제 있어” 이슈 터지면 출동, 유튜브 렉카 - 조선일보

https://ift.tt/37nSozI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연예인A 인성문제 있어” 이슈 터지면 출동, 유튜브 렉카 - 조선일보"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